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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도서리뷰 - <환율의 대전환> 경제 질서의 변곡점에서 글로벌 통화의 미래를 말하다 오건영

by 혬블리 2025. 6. 28.

 

 

 

환율의 대전환 표지

『환율의 대전환』 리뷰: 달러, 엔, 금을 통해 읽는 글로벌 통화의 미래

글로벌 금융 시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환율의 변동과 그 이면에 숨어 있는 경제 질서의 흐름을 반드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오건영 저자의 『환율의 대전환』은 이처럼 거시 경제와 금융의 흐름을 통찰력 있게 읽어내려는 독자들에게 매우 유익한 지침서다.

이 책은 단순히 ‘환율이 왜 오르고 내리는가’에 대한 질문을 넘어서서, 글로벌 통화 패권의 역사, 달러 중심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 그리고 향후 통화질서의 전환 가능성에 대해 깊이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 오건영 저자는 기존 저서들인 『부의 시나리오』와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분석력을 본서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며, 독자에게 국제금융의 핵심 구조를 쉽게 풀어낸다. 특히 달러, 엔화, 금이라는 세 자산에 집중하며 지금 왜 이들이 중요한지, 어떤 흐름 속에 있는지를 예리하게 짚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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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패권의 기원과 균열

책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중심의 브레튼우즈 체제를 시작으로, 어떻게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로 자리잡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특히 금태환이 종료된 닉슨 쇼크 이후에도 여전히 달러가 세계 금융의 중심축으로 작용하는 이유와 그 메커니즘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와 데이터를 통해 설명한다.

하지만 저자는 현재의 달러 패권이 균열을 맞이하고 있는 징후들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미중 패권 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 디지털 화폐(CBDC) 확산 등은 기존 통화질서를 흔드는 주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시도유럽 중심의 디지털 유로 프로젝트 역시 ‘달러 대안’ 논의에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엔화: 조용한 리스크의 경고

책에서는 엔화의 독특한 위치에 대해서도 조명한다. 일본은 세계 최대의 순대외 채권국으로, 위기 때마다 ‘엔화 강세’가 나타나는 현상을 우리는 수차례 목격했다. 이는 전통적으로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일본은행 통화정책,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 그리고 엔화 가치의 급락은 그 공식을 흔들고 있다.

오건영 저자는 일본의 경제구조가 과거와 달라졌고, 엔화가 더 이상 ‘무조건 안전한 자산’이라는 가정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글로벌 자산 배분 시, 엔화에 기대는 전략이 과연 유효한지를 다시 되짚어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경고다.


금: 신뢰의 마지막 보루

금은 언제나 위기의 시기에 주목받아온 자산이다. 달러나 엔화와 달리 국가의 부채나 정책 리스크에서 자유롭고, 실물 자산이라는 점에서 인플레이션 대응 수단으로 각광받는다. 책에서는 “가짜 돈(Fake Money)”에 대한 대안으로 금의 역할을 강조하며, 실질가치가 유지되는 자산의 중요성을 부각한다.

특히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 확대 움직임, 비상시 자산 회피처로서의 금의 매력은 단순히 전통적 관념에 그치지 않는다. 디지털 자산이 부상하는 시대에도 금은 여전히 신뢰를 상징하는 보편 자산임을 확인할 수 있다.


환율은 왜 정치적이며 구조적인가?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환율이 단순한 경제 수치가 아니라 정치적이고 구조적인 힘의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단기적인 환율 변동은 금리 차이, 무역수지, 외환보유고 등 거시지표에 의해 설명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 간 힘의 균형, 신뢰, 지정학적 구도가 환율을 결정짓는 본질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오건영 저자는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를 명쾌하게 설명하면서, 독자들이 환율을 단순한 숫자 이상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돕는다. 특히 미국의 고금리 정책, 한국과 같은 개방경제 국가들의 외환시장 대응 방식,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우리가 준비해야 할 투자 전략까지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달러 이후의 통화 질서는?

책의 후반부에서는 많은 이들이 궁금해할 질문, 즉 "달러 중심 체제는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는가?"에 대해 저자의 의견이 담겨 있다. 그는 현재로서는 단기적으로 대체재가 부재하다는 점에서 ‘달러의 붕괴’는 과장된 서사일 수 있다고 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복수통화 체제(multipolar currency system)로의 전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시한다.

이런 관점에서 독자는 글로벌 자산을 배분하는 방식에서도 달러 외의 통화와 자산에 대한 대비책을 고민해봐야 함을 알 수 있다. 투자자로서, 정책입안자로서, 또는 경제 흐름을 읽고자 하는 일반 독자 입장에서 모두에게 시사점을 제공하는 책이다.


느낀점 및 마무리

『환율의 대전환』을 읽고 나서 환율에 대한 기존의 단순한 시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그동안 환율은 수출입이나 해외여행 시 환전 정도에만 영향을 미치는 수치로만 여겼지만, 이 책을 통해 환율이야말로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동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히 미국 중심의 달러 패권 체제가 어떻게 형성되었고, 지금 어떤 도전을 받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매우 인상 깊었다. 달러의 독주가 끝나갈지도 모른다는 주장은 다소 충격적이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금리, 무역, 지정학적 리스크 분석은 설득력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투자와 자산 배분 전략을 수립할 때 환율을 하나의 변수로 고려하는 것이 아닌, 경제 패러다임의 일부로 인식해야 한다는 점에서 큰 통찰을 얻었다. 오늘날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환율에 대해서 다시금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환율의 변화가 단지 외환시장의 이슈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일상생활과 자산의 가치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보다 넓은 시야로 경제를 바라봐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